Peach Truck Hijackers: DO YOU NEED A BAND? (한국어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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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s and pictures by Christian Mata (@chris_isu_m)

2024년 6월,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대담하고 아리까리한(궁금증을 야기하는) 찌라시 같은 광고 한 장에서 모든 것이 시작됐다. 이 밴드에 대한 입소문은 순식간에 퍼졌고, 피치트럭하이재커스는 한국 인디 씬의 가장 유명한 밴드 중 하나가 되었다. 첫 정규 앨범 발매를 앞둔 지금, 그들은 디베이서 매거진과 첫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피치트럭하이재커스(이하 피치트럭)는 그들이 듣고 있는 월간 플레이리스트, 한 번 보면 잊히지 않는 밴드의 심볼 ‘천둥 복숭아’, 무대에서의 강렬한 존재감, 그리고 무한한 에너지가 있다. 

한국 [인디락] 씬 어디를 가도, 무대 위에서든 어딘가에서 춤추고 있든 결국은 마주치게 되는 밴드다. 하지만 놀랍게도 피치트럭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지는 대략 1년밖에 되지 않았다.

피치트럭은 근본부터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월간 플레이리스트만 봐도 장르의 경계 따윈 없다. Black Sabbath, Julión Álvarez, Meshell Ndegeocello, KIRARA까지, 그들의 음악은 시대와 장르를 넘나든다. 보컬이자 기타리스트인 이청경은 “김밥레코즈가 지금의 장소로 이사오기 전에. 매장의 반절쯤 되는 음반이 길가에 널려있고 박스 안이 음반으로 꽉 차 있었을 무렵 한겨울에 손이 얼어가는데도 CD들을 뒤적였어요”라며 웃는다. 고등학생 때 처음 기타를 잡았고, 그때 쓴 첫 자작곡 Rubbish는 이번 앨범에도 실렸다.

베이시스트 김규리는 자신에게 있어 ‘인생의 악기’를 찾고 싶어 했다. 바이올린, 피아노, 드럼을 거쳐 본 끝에서야 무대 위에서 가장 솔직하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악기는 베이스라고 느꼈다. 드러머 이세정은 베이스도 배웠지만 드럼 스틱을 잡은 순간 드디어 자신의 자리를 찾은 느낌이라고 했다. 기타리스트 이정효는 늘 밴드 문화에 흥미가 있었지만, 자신이 직접 밴드를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밴드 멤버들은 입을 모아 이청경이 우리를 연결해 주는 “중심”이라고 했다. 모든 멤버들을 가장 먼저 알고 있었고, 그들을 모두 연결한 사람이다. 2020년, 청경은 규리를 처음 만나 “언제 한번 합주를 해보자”라며 가볍게 제안해 봤었다고 한다. 한편 세정은 힙합에 푹 빠져있었는데 Nirvana를 알게 되고, 점점 Dream Theater와 사랑에 빠지기 시작했다. 목표는 단 하나, “Mike Portnoy처럼 될 거야.”

2022년, 청경과 정효는 독일에서 한 학기 동안 함께 갔다. 그때 정효는 청경의 노래를 듣고 감동했다고 한다. 한편, 한국으로 돌아가야 해서 환불을 하기 위해 유럽 은행 계좌를 필요했던 규리는 청경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그렇게 도움을 받으며 그렇게 또 하나의 인연이 이어졌다. 세정은 드럼에 미쳐 있었다. 매일 연습을 하지만, 커버를 주로 하는 동아리 밴드랑 조금 안 맞을 것 같다고 생각했고, 이 작은 대학 밴드에는 자신이 있을 공간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세정은 보다 더 큰 사운드, [진짜 록 밴드]가 필요했다.

귀국 전, 청경과 정효는 이탈리아로 짧은 휴가를 갔다. 전동 스쿠터를 타며 시칠리아의 울퉁불퉁한 골목 위를 달리던 중, 달콤한 복숭아 향기가 바람을 타고 코끝을 스쳤다. 

노란 셔츠를 입은 덩치 큰 이탈리아 남자가 트럭 가득 복숭아를 싣고 서 있었다. 번역 앱으로 1유로어치 복숭아를 샀는데, 그 맛이 너무 달콤해서 다음 날 다시 방문했다. 이번엔 5유로어치. 복숭아는 가방 가득. 손은 끈적끈적. “이 트럭, 그냥 훔쳐버릴까?”하고 생각했다.

3월에 한국으로 돌아온 두 사람은 바로 합주실로 돌아갔다. 어느 날, 둘은 근처를 돌아다니다 우연히 슬픈 표정의 세정을 만났다. “무슨 일이야?” “진짜 밴드가 필요하다고? 그럼, 우리랑 같이 가자.” 그리고 규리에게서 온 메시지.“혹시 내 돈 어딨어?”좋다 — 베이시스트 한 명 영입 완료, 물론 몇백 유로를 손해봤기는 했지만 (어떻게 갑자기 이렇게 많은 유로를 얻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그렇게, 둘은 넷이 됐다.


무대 위의 네 사람은 언제나 다채로운 이야기를 만든다. 세정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The 1234-Dah의 마지막 공연이다. “스네어를 완전 박살 내버렸고 관중들은 전부 ‘fuck you!’를 외치며 환호했어요. 완벽한 혼돈이었죠.” 규리에게 첫 공연은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다. “학교 축제 무대가 엄청 크고, 화면에 불꽃을 틀어놨는데 그게 진짜 같다 느껴졌어요. 사람들은 New Jeans 커버를 듣고 싶어 하는데 우리는 첫 곡으로 Killing in the Name을 연주하니까 다들 벙찌더라고요. 뒤쪽에 있던 몇 친구만 환호했어요.” 청경은 한겨울 윤석열 대통령 규탄 집회를 잊지 못한다. “규리가 없어서 정효는기타에 옥타버를 사용했고, 앰프는 다 죽어 있었고, 난방도 없는 반쯤 공사하다 만 곱창집에서 공연했어요. 결국 경찰이 왔죠.”  정효는“딱히 한 장면을 고를 순 없어요. 그냥 관객 반응이 큰 공연이라면 다 좋아요”라고 말한다.이 모든 이야기가 보여주는 건 단 하나, 피치트럭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들의 방식으로 무대를 뿌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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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피치트럭은 앨범을 완성했다. 하지만 왜 이렇게 오래 걸렸을까? 

청경이 말한다. “싱글도 없고, EP도 없고, 데모도 없어요.” 

“녹음에 대해서는 잘 몰라요. 근데 공연은 잘하잖아요. 그래서 그냥 공연만 하자고 생각했죠.” 

결국 녹음은 Beach Town Music Studio에서 진행했고. 예상보다 훨씬 순조로웠다. 소음발광의 강동수(프로듀서), 세이수미의 김병규(엔지니어) — 두 든든한 멘토 덕분이었다.

오직 세정만이 살짝 아쉬움을 토로했다. “드럼 트랙을 너무 빨리 끝내서 시간이 남았어요. 그냥 그 드럼 세트로 더 놀고 싶었는데.” 피치트럭은 여전히 어떤 장르에도 들어맞지 않는다. 그 자유로움은 이번 첫 앨범에서도 그대로다. 그래서 팬들에게도 반응이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후 위기, 절망, 분노, 혼란, 그리고 희망까지 — 복잡한 감정들이 앨범을 이끈다.

항상 큰 반응을 잡아끄는 곡은 ‘Fuck You’이다. 세정에게도 녹음하면서 가장 짜릿했던 곡이다. 무대에서 이 곡이 시작되면 청경은 절규로 집중하고, 세정은 드럼을 번쩍이며 폭발한다. 사람들은 무대로 뛰어오르고, 그 원초적 에너지가, 이번 앨범 속에 완벽히 담겼다. 청경의 픽은 ‘뒤틀린 입이라도’. 몽환적인 서프 기타 위에 포스트 펑크 느낌이 주도하고, 중간의 스포큰 워드 파트가 매혹적이다. 세상의 부조리에 대한 냉소 속에서도, 싸워나가는 사람을 향한 존경이 느껴진다. 가사가 개인적이고 묘하게 희망적이다. 정효는 ‘Radio, Radio’를 골랐다. 기후 위기를 다루는 가사도 좋은데, 기타 리프가 정말 중독적이다. “사실 기타 파트가 다 너무 좋아서 하나만 고르기 힘들었어요.”라며 웃으며 말했다. 규리는 ‘Dreamgazi’를 선택했다. “다른 곡들과 완전히 다르고, 들으면 사람들을 울릴 수 있는 곡이에요.”

이제 데뷔 앨범을 마친 그들은 멈출 생각이 없다. 이미 두 번째 앨범에 대해 생각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 전에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매년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에 놀러 가는 게 그들의 연례행사다. 그러나 언젠가는 관객이 아닌, 아티스트로 그 무대에 가고 싶다. 해외 무대도 물론 꿈꾸고 있지만 그전까지는 한국의 곳곳을 돌 것이다. 12월에 대구 Commune, 부산 Ovantgarde, 서울 Baby Doll에서 라이브 쇼케이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리고 오는 11월 18일 — <피치트럭하이재커스> 그들의 이름을 건 데뷔 앨범이 정식 발매된다.

정효

MBTI: INFP

Likes: 요리 (이탈리아)

Dislikes:오이, 전기차의 탑승감 

수상내역: 가장지저분한방상, 드라마 가장많이 몰아보기상

청경

MBTI: INTP

Likes: CD 수집하기

Dislikes: 지하철 진한 향수냄새

수상내역:가장 많은 간식먹기상, 최고의 그루브상

세정

MBTI: INTP

Likes: 등산

Dislikes:돼지국밥, 열심히 살지 않는 사람 

수상내역:최악의 요리사상, 가장심한편식쟁이상

규리

MBTI: “CUTE”  ENTP

Likes: 필라테스

Dislikes:탄 맛이 나는 커피

수상내역:최고의 틱톡댄서상, 최고셀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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